거제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단 선거와 관련한 2년전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바람에 시의회의 파행이 우려된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거제시의원 7명은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년 전 원구성 합의안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제9대 거제시의회 의원 정원은 16석인데, 공교롭게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 8석을 얻어 '여야 동수'를 이뤘다.
의장단 선출을 두고 갈등을 겪으며 18일간 원 구성을 하지 못하던 여야는 '국민의힘이 전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후반기에는 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맡는다'는 합의서를 작성, 시의회가 가동될 수 있었다.
그런데 국민의힘측은 "전반기와 후반기 시의회 상황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합의를 파기하고 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현의장인 4선 윤부원의원과 4선인 신금자 의원이 의장에 뜻을 두고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제시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각각 1명이 불미스러운 일로 탈당해 무소속이 되는 바람에 민주당 7명, 국민의힘 7명이 또 동수를 이뤘다.
거제시의회는 오는 18일 제247회 시의회 임시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 부의장을 선출하게 된다. 시의회 규칙에 따라 의장과 부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기자회견문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원구성합의 약속을 이행하라」
존경하는 거제시민 여러분
지난 7월 14일 거제시에는 시간당 최대 강수량 58㎜의 집중호우로 인해 총 11곳의 시설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원들은 장승포급경사지역 산사태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이재 피해를 당한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이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주택 파손으로 임시대피소로 피난하신 호우 피해 어르신의 눈물을 보며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원들은 늘 그랬듯이 초심을 잃지 않고,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원 일동은 참으로 절망적인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금 거제는 호우 피해와 지역 경기 침체로 시민의 삶이 고통받고 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원구성 합의안 약속을 휴지조각처럼 내팽개치고 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비상식적이고 몰지각한 행동으로 거제시의회는 거제시민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9대 거제시의회는 전반기에 양당간 원구성 관련 합의를 하고 언론을 통해 거제시민들에게 공표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공식적인 합의서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2장의 합의서를 더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는 윤부원의원이 의장을 하고, 후반기는 신금자의원이 의장을 한다는 당사사 간의 서명이 된 합의서와 당시 국민의힘 시의원 8명 전원이 서명한 합의서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의원 각 개인이 서명한 8장의 합의서가 또 존재한다고 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4선 의원 두 명이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합의서만 남발하는 코미디보다 더 웃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양당 간의 합의안 이행에 단 일말의 책임감도 없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최소한의 도덕성을 상실한 정치집단이다. 부끄러움을 알고 상식이 있다면 양당 간의 합의를 진행하는 와중에 10장의 합의서를 작성하겠는가?
이것은 4년간 같이 의정활동을 해나갈 동료의원들을 우롱하는 것을 넘어서 24만 거제시민 전체를 우롱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양심도 도덕성이 없는 자들이 무슨 정치를 한다는 것인가? 후반기 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앞뒤도 맞지 않는 명분으로 출마를 고집하는 윤부원 의원과 양당 간의 약속은 내팽개치고 기만적 이면 합의서의 약속을 지켜야 된다고 주장하는 신금자의원은 힘들게 자리 잡은 거제시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거제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
두 의원 모두 1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치를 해왔다면 후배 정치인들에게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두 의원은 8대 의회에 이어 9대 의회까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싸우고 있다. 지리멸렬한 자리싸움을 펼치는 두 의원을 보고 국민의힘 초선의원 4명이 뭘 배우겠는가? 지금 거제시의회 정치를 망치는 것은 두 의원의 헛된 욕심이고, 그 헛된 욕심에 부화뇌동하는 국민의힘 시의원들 인것이다.
양당의 합의안을 지키지 않겠다고 10장의 합의서를 작성하는 그 순간에 정치인으로서 양심은 어디 있고, 부끄러움은 어디 있나? 반드시 거제시민들에게 심판받을 것이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원구성 합의안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당론이라는 또 다른 꼼수를 통해 의장을 차지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야합의 들러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두려워하지 않고 거제시민들과 연대하여 싸워 나갈 것이다. 국민의힘이 후반기 거제시의회의 원활한 운영과 협치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원구성 합의안 약속을 이행하기 바란다.
이러한 민주당의 당연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7월 18일 본회의 보이콧은 물론 이후 의사일정에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천명한다.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발생되는 거제시의회와 거제시 파행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의힘에게 있음을 똑똑하게 기억하기 바란다.
존경하는 거제시민 여러분
거제시의회가 화합하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러나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원들은 거제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행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불의를 보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양심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도덕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2024년 7월 16일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회 의원
최양희 박명옥 노재하 안석봉 이태열 이미숙 한은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