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만 일원에서 발생한 정어리떼죽음 관련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 2월 17일부터 고현만 유입하천인 고현천 기수역을 시작으로 수원천, 연초천에서 정어리집단폐사가 2주째 계속되고 있다. 날이 따뜻해 지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미관을 헤친다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수질오염에 따른 민물고기 폐사는 심심잖게 봤지만 이같은 정어리떼 집단폐사는 처음 겪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거제시와 고현동, 연초면 등에서는 긴급대응팀을 구성해 28일 현재까지 약 20톤의 폐사체를 수거했다.
26일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들도 현장을 방문해 피해 현장을 둘러봤다.
전문가들에게 원인을 물어봤다. 이들은 바다환경 변화로 최근 정어리 자원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 상황을 우선 들었다.
정어리는 불빛에 민감한테 항구와 도시의 야간불빛에 유인돼 내만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해 산소부족으로 질식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어리 때죽음은 대부분 반폐쇄성 소규모 만에서 여름~가을철에 발생하고 있다는데 고현만처럼 겨울철에 발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해수어인 정어리가 밀물 때 하천으로 밀려들어왔다가 썰물 때 지형적인 이유 등으로 바다로 나가지 못해 저염도, 저수온, 저산소 등 복합적 요인으로 집단폐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현만의 경우 약 60만㎡를 매립하면서 해수유통에 문제가 발생하고, 고현 수월 연초천 하류에 퇴적물이 쌓여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고 물흐름이 나쁜 상황이다.
실제로 간조시 이들 하천에는 크고 작은 웅덩이가 드러난다. 웅덩이마다 수백 수천마리 정어리떼들이 몰려다니고 있었다. 연초천에서는 이런 웅덩이에서 한 시민이 뜰채로 정어리를 잡는 장면도 보였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정어리떼 폐사 사건이 발생한 마산의 경우도 64만2167㎡를 매립한 마산해양신도시 인근에서 발생했다.
소규모 내만에서의 대규모 매립이 해수유통을 막아 정어리 집단폐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유추 가능하다.
정어리 집단폐사는 기후환경 변화와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영향과 정어리의 생태적 특성 등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정어리 자원량 증가-대규모 개발에 따른 지형변화 및 불빛 유인-소규모 폐쇄성 내만 유입-산소부족 등 질식사 등이다.

창원시 사전 포획으로 성과 거둬
마산만에서는 2022년 9월말부터 한달간 대규모 정어리 폐사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는데 이같은 사건은 연례화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창원시는 22년 225톤을 수거했고, 23년 10월에는 46톤, 24년에는 0.5톤 수거 등 크게 줄었다.
창원시 관계자는 악취민원 해소와 바다환경 보전을 위해 대응팀을 운영하며 3단계에 걸쳐 처리한다고 전했다.
평소에는 수산업계와 함께 정어리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하다가 발생량이 늘어나면 2단계로 수산업계와 협의해 선박을 동원해 사전 포획한다는 것. 포획한 정어리는 각종 사료로 활용된다는 것. 1곽에 25kg에 1만5000원 내외로 거래돼 시세도 좋아 어업인들이 적극 참여한다고 귀뜸했다. 3단계는 폐사체 수거다.
창원시 관계자는 4~5월 정어리가 진해만에 들기 시작해 9~10월에 폐사를 시작하는데,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산소부족 폐사’라고 자문하여 사전에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이 효과를 얻어 지난해는 0.5톤만 수거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그물을 쳐서 하천 진입을 막거나, 포획 등을 통해 개체수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산만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은?
마산만에서 정어리가 대규모로 폐사한 사건과 관련 2022년 11월 24일 국회에서는 ‘진해만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과 해결위한 열린소통포럼’이 열린 바 있다.
진해만은 해마다 적조와 빈산소수괴 등으로 어업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 22년 9월말부터 10월 사이에는 마산만을 중심으로 정어리 집단폐사 사건이 발생했다. 수거한 폐사체는 225톤에 이른다.
진해만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안쪽에서부터 거제대교까지의 반폐쇄성 내만이다. 면적은 약 600제곱km에 달한다. 경남 거제시, 통영시, 창원시(진해 창원 마산), 고성군이 행정구역이다. 굴, 멍게, 미더덕 등 양식업과 어선업이 집중돼 있는데, 경남 전체 수산물의 약 5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진해만 어류 폐사 원인 진단과 향후 과제’를 주제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이, 최근 고현만에서 발생한 정어리집단폐사 원인을 유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을 ‘산소 부족에 의한 질식’이라고 발표했다.
현장조사 결과 용존산소 농도가 3㎎/L 이하인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관측된 점, 산소부족으로 폐사할 때 특이증상인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된 점,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이라는 근거로 제시했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정어리 분포해역은 남해와 동해, 발해, 황해, 일본 등 동북아시아 해역이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군집 생활을 한다.
특히 산소 소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며, 서식 수온은 8~27℃, 서식 수층은 표층~110m다. 산란장은 남해 근해 및 제주 서부 해역이며, 산란기는 1~5월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진해만 정어리 집단폐사 원인조사 결과, 정어리 대량 유입은 남해 동부 및 제주 동부 해역에서 산란된 개체의 유입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어리 폐사가 발생한 해역은 대부분 반폐쇄성 해역의 연안이며, 일부 폐사 해역에서는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했다.
산소부족으로 어류가 폐사할 때 특이증상을 나타내는 ‘입벌림 아가미 열림’ 개체가 다수 발견됐다. 정어리떼는 산소 소비량이 높은데, 현장조사시 정어리떼 유입후 해수 용존산소 급감을 확인했다.
집단 폐사를 일으킬만한 전염병원체나 유해적조생물 및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
해수유동 모델 결과 최초 폐사지점은 만 내측에서 발생했다.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도 산소 부족으로 추정되는 정어리 떼죽음 다수 보고됐다.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국내 사례 및 정어리 생태 특성을 감안하여 산소부족에 의한 폐사로 추정된다. 정어리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군집 생활을 한다. 1평방미터 당 5~300 개체가 분포한다.
타 어종에 비해 산소요구량이 높다. 폐사 발생 당시 일사량이 높아 마산만의 낮은 수심에 따른 표층 수온 상승 가능성 있으며, 수온 높아질수록 대사활동 호흡량 증가한다.
정어리는 시각이 매우 발달하였고 표층에서 유영하는 어종으로, 야간에 항구의 불빛으로 유입되어 만내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유영하다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가능성 많다.
2022년 7월 부산 동삼동 해소천에서도 산소 부족에 의한 정어리 폐사 발생한 바 있는데, 오염 퇴적물의 영향이 더해진 용존산소 부족이 폐사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어리 집단폐사 일본사례로는, 2020년 북해도 하코다테 항에서 ‘차가운 바람으로 수면 수온 급격히 하강 → 정어리 무리 형성 → 포식자의 추격 → 무리 대규모 → 산소 부족으로 폐사’한 경우가 있다.
2012년에는 지바현 오하라 어항에서 정어리 200 톤이 폐사했는데, 원인은 ‘천적을 피해 어항으로 들어와 산소 부족으로 폐사’한 경우다.
미국의 경우 2011년에 캘리포니아 킹 하버에서 정어리 폐사가 발생했는데, 산소 부족이라는 보고가 있다.
